작은 행동, 큰 결과

엄마와 나는 친구다

이터널러너 2025. 5. 1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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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는 친구다.
내 기준에서 친구란, 기쁨을 나누고 함께 있으면 편안해야 하며 신뢰가 있는 관계다. 우리 둘은 20살이 넘는 나이 차이가 있지만, 카페도 가고 브런치도 먹고, 심지어 게임도 같이 한다. ㅋㅋ

우리가 가장 자주 나누는 대화 주제는 건강이다.

"아들, 엄마 공복혈당 77 나왔어! 신기록이다~ 너는?"
"오 대단하긴 하네~ 근데 방심하지 마! 근력운동 매일 하고 있지?"

엄마는 평생 술도 담배도 하지 않으셨지만, 나이는 누구도 이길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엄마의 건강을 꾸준히 체크한다. 나이가 들수록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우울증은 기억력 저하와 연결되고, 결국 치매나 더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엄마와 자주 시간을 보내는 건, 친구로서도 자식으로서도 중요한 일이다.

특히 게임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간단한 퍼즐 게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방치형 게임, 살짝 열받게 만드는 미니 게임 등… 이런 걸 같이 하면서 엄마에게 설명해 드리고, 조금만 잘 하셔도 칭찬을 드리면 엄마는 그걸 또 나에게 자랑하신다.(내가 게임 좋아하는건 다 엄마 아들이기 때문이야~)

엄마는 자주 우리 집에도 오신다. 나는 이게 너무 좋다.
오시면 항상 나의 연애사에 관심을 가지신다.

"너, 최근에 만나는 아가씨랑은 잘 돼가?"
"누구 말하는 거야? 한두 명이어야지~"
"너 그럼 못쓴다! 누굴 닮아서 그럴까~"
"주식 오래 하니까 이상한 습관이 들었나봐~ 연애도 분산투자하고 분할매수 한다니까? 몰빵하면 큰일 나!"
"그래~ 많이 만나는 게 나쁜 건 아니지. 그중에 누가 제일 괜찮은데? 집에 데려와봐~"
"그건 곤란해! 게임이나 하자~ 엄마!"

솔직히, 아직도 작년에 사귀었던 일본인 여자친구를 잊지 못했다. 외모, 성격, 내조까지 완벽한 여자였다. 장거리 연애였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사랑을 키워갔고, 결국 그 신뢰가 깨지면서 우리는 헤어졌다.

내 잘못이었다.
그녀는 술을 전혀 못 마시는 사람이었는데, 나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자주 가졌다. 그녀는 내 건강을 걱정하며 술을 끊어달라고 부탁했다.

물론 단순히 술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술자리에 여자 지인들이 많았고, 와인 모임에도 가입하면서 그녀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냈다. 결국 이별 통보를 받았고, 나는 술을 끊겠다고 약속하면서 다시 만났다.

작년 9월부터 헤어지기 전까지 술을 완전히 끊었고, 와인모임에도 나가지 않았고, 심지어 회사 회식에서도 고기만 먹었다. 하지만 쌓여가는 스트레스에 결국 내가 다시 이별을 통보했다.

그러나 이별 후에도 나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다. 뭔가 술이 미웠다.
그러다 최근엔 마음이 살짝 바뀌었다.

‘예전처럼 자주 마시진 않아도, 가끔 마시는 건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이유로 와인모임에도 다시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뭐든지 '균형'은 참 중요하다. 적당히 라는게 참 어렵다. 또한 그녀를 완전히 잊기로 마음먹은만큼 새로운 인연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소개팅도 자주하고 모임에서도 괜찮은 이성이 보인다면 적극적으로 다가갈 생각이다.

 

'엄마 미안해~ 이제 우리집에 자주 놀러오면 안될거 같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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