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던 참에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는 아버지였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순간 긴장하며 전화를 받았다.
"네, 아빠. 무슨 일이세요?"
"지금 통화 괜찮지?"
"네, 괜찮아요."
"저번에 집에 가보니까 네 침대 매트리스 좀 바꿔야겠더라. 아빠가 하나 사줄까 하는데."
사실 나도 침대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먼저 그 이야기를 꺼내실 줄은 몰랐다.
결혼하게 되면 새로 살 생각이었고, 적잖은 비용이 드는 일이라 미루고 있던 참이었다.(여자친구는 없지만 결혼은 하고 싶다)
"음... 나중에 결혼하면 바꿀까 했는데요~."
수화기 너머로는 잠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사고 싶은 모델 사진 찍어서 보내. 네가 쓰던 건 버리지 말고, 아빠가 가져갈게."
'새 걸 사면 기존 것은 버리는 거 아닌가요?'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꾹 참았다.
"알겠어요."
그리고 전화는 바로 끊겼다.
또 이러신다.
늘 그러셨다.
하고 싶은 말만 전하고 툭 끊어버리는 통화.
아마도 출근 준비로 바쁜 나를 배려하신 거겠지만, 그래도 조금 서운했다.
'고마워요, 아빠.'
입으로 전하지 못한 말을 카톡으로 남긴 후, 나는 서둘러 출근길에 올랐다.
점심시간,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짧게 이야기했다.
"아빠가 아침에 나 침대 바꿔준다고 했는데, 엄마가 얘기했지?"
"아니, 그런 말 안했어. 아빠가 침대 바꿔준다던?"
"응, 근데 난 지금 것도 충분해. 그리고 나 바꾸고 싶은 침대가 많이 비싸서 아빠가 사주기 힘들 거야 ㅋㅋㅋ"
"얼만데?"
"아주 많이~~~~ 비싸."
"으이구, 결혼이나 해라 짜식아."
"난 앞으로 살 날도 길고, 결혼하게 되면 또 바꿀 테니까 지금 바꾸는 건 낭비야. 차라리 아빠 침대를 바꿔주고 싶은데."
"그러고 보니까, 아빠가 가끔 전동 침대 얘기하긴 했어. 책 읽을 때 편할 것 같다고."
"그럼 내가 저녁에 통화해볼게."
그렇다.
나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고, 지금까지도 부모님께 너무 많은 것을 받았다.
받기만 한 것도 많고, 돌려드리지 못한 것도 많다.
마음에 걸렸던 것은, 아버지가 하셨던 말.
"사고 싶은 모델 사진 찍어서 보내. 네가 쓰던 건 버리지 말고, 아빠가 가져갈게."
내 침대를 새 걸로 사고, 쓰던 걸 아버지가 쓰신다니.
나는 침대에서 자바라를 이용해 태블릿으로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가끔은 밥까지도 먹는다.(내 환자 아임다~)
그런 내 모습을 아버지도 보셨을 것이다.
편해 보였겠지.
그러니 쓰고 싶으셨던 거다.
이게 바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다.
내가 어린이 였으면 '아이고 아빠 고마워요~ 침대 개꿀~" 했을텐데, 지금은 나보다는 아버지를 더 챙겨야 한다.
1. 롤토체스 다이아 티어 달성하기
아직 다이아는 아니지만, 그 전 단계인 에메랄드까지 달성했다.
여기까지 오면서 깨달은 점은 세 가지였다.
- 돈 관리를 잘해야 한다.
- 원칙을 세우고 플레이해야 한다.
-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이 게임은 특히 '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자를 받으며 돈을 아껴야 하는 구간과, 무리해서라도 과감히 돈을 써야 하는 구간이 분명히 나뉘어 있다. 이 타이밍을 유연하게 잘 판단해야만 점수를 올릴 수 있었다.
또한, '원칙' 역시 매우 중요했다. 매칭되는 상대는 대부분 나보다 실력이 높거나 비슷한 수준의 플레이어들이다. 상대를 얕보거나 방심하면 바로 무너진다. 그래서 항상 "1등을 하려고 무리하지말고 4등까지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이 게임은 1등부터 4등까지는 점수를 얻고, 5등부터는 점수가 깎이는 시스템이라 무리해서 1등을 노리기보다 안정적으로 4등 안에 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했다.
마지막으로 '평정심'이 정말 중요했다. 운이 좋아서 쉽게 이기는 판도 있었지만, 아무리 잘해도 뜻대로 풀리지 않는 판도 있었다. 특히 7등이나 8등을 하는 경우가 꽤 많아 화가 치밀 때도 있었지만, 최대한 감정 기복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꾸준히 플레이한 덕분에 에메랄드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다이아까지 이제 딱 한발자국 남았다.
2. 밀리의 서재 오디오북 444권 읽기+소설쓰기
444권을 목표로 했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최근 소개팅했던 분과 톡이나 전화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독서'에 집중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사실, 그분께는 미안하지만 나는 그분과 잘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내가 '초역 부처의 말'이라는 책을 선물했는데, 보통 책을 선물 받으면 아주 조금이라도 읽어보려는 마음이 들지 않나 싶다. 특별히 밀리의 서재 계정까지 공유하면서 오디오북으로도 들을 수 있다고 알려드렸지만, 단 한 페이지도 읽지 않으셨다. 물론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두 번째 만남에서 분명 나에게 '독서를 좋아한다'고 말했었다. 그래서 책을 선물했을 때 무척 기뻐하며 꼭 읽겠다고 했지만, 세 번째 만남에서 읽어봤냐고 물었을 때, 당황한 표정과 얼버무리는 대답을 보고 나는 깨달았다.
우리의 네 번째 만남은 없을 것이다. 나는 매우 실망했다.
또한, 예술감상 모임도 탈퇴했다. 좋은 분들이 많은 모임이었지만, 활동을 하다 보면 괜히 놀고 싶어진다랄까... 그래도 그동안 좋은 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에 충분히 만족한다.
공연이나 미술 감상은 잠시 아껴두기로 했다. 나중에 미래의 여자친구와 데이트 코스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대신, 여사친 소개로 독서 모임에 가입했다. 수업 중이라 바빴을 텐데도 친절하게 가입 방법을 알려주고, 단톡방에서도 반갑게 맞아주었다. (고마워ㅋㅋ)
앞으로는 독서 모임에 최대한 자주 나가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다.
3. 저축으로 2천만원 모으기
사실 쉽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도 써야 할 돈은 써야 한다.
5월에 약속이 꽤 잡혀 있는데, 민폐를 끼칠 순 없지.
그래서 생각을 조금 바꿨다.
저축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제는 수입을 늘릴 방법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목표는 '한 달에 천만 원 벌기'.
현재 급여로 약 400만 원 정도를 벌고 있으니까, 나머지 600만 원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해야 한다.
한창 투자에 빠져 열을 올릴 때는 매달 큰돈을 벌기도 했다.(근데 그땐 누구든지 돈만 있으면 벌수 있는 상승장이었구요~)
하지만 투자라는 게 리스크가 크고, 무엇보다 꾸준히 벌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엔 좀 더 '안정적'인 방법을 찾으려 한다.
요즘 경제/경영 서적을 읽으며, 한 달에 천만 원을 꾸준히 벌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물론 대리운전이나 쿠팡 상하차 같은 일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투자하기엔 지금 상황이 좀 애매한데... 최근 반등이 데드 캣 바운스면 어쩌려구!"
맞다.
나는 '폭락'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주식이든, 코인이든, 부동산이든, 다 같이 개같이(!) 떨어졌으면 좋겠다.(이러다 다 죽어~~)
표현이 좀 과격할 수도 있지만, 솔직한 심정이다.
그때가 바로 내가 움직일 타이밍이다.
나의 목표이자 롤모델인 '워런 버핏' 할아버지도 최근 현금 보유액을 늘리고 있다.
버핏을 아냐구요?
그는 나를 잘 모르지만 전 알아요. 내가 아는 타짜.. 아니 투자자 중에.. 최고였어요.
아무튼, 당분간은 투자로 돈을 벌기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수입을 늘려보고 싶다.
그중 하나가 '글쓰기'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게 생각처럼 쉽진 않다.
'유튜브를 시작해볼까?' 싶기도 했지만, 이미 시장은 포화 상태다.
지금 내 상태로는 뚫기 어렵다.
정말 신박한 아이디어나 남들과 차별화된 전문지식이 있지 않는 한, 당장은 힘들다.
그래도 고민은 계속된다.
고정 수입 400만 원 외에, 추가로 600만 원을 벌 수 있는 방법.
('돈 많은 여자친구 만들어서 용돈으로 600만 원 받으면 되잖아~' 라고 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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